주민축제로 이웃사랑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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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21일 오후 춘천시 퇴계동 퇴계2단지 공원. 임시로 마련된 야외공연장에서는 어린들의 동요와 발레, 어른들의 트롯트가 차례로 공연됐다.

공연 끝날 때마다 관중들의 박수가 뒤따랐다. 공원 의자에는 주부들과 어린이들이 만든 생활용품과 그림 등이 전시됐다.

춘천여성민우회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공동으로 마련한 '제1회 살맛나는 무릉마을 축제' 의 모습이다.

춘천지역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축제를 통해 벽 허물기에 나섰다. 퇴계주공2단지에 이어 28일 오후에는 신사우동 삼성아파트 주민들이 '삼성아파트 한마음 모으기 축제' 를 연다.

한마음 모으기 축제는 주민 장기자랑, 주민과 어린이의 서예 및 그림 전시, 줄다리기와 계주 등 간단한 체육대회로 구성됐다.

아파트 콘크리트 벽 만큼이나 단단한 마음을 열기위해 떡과 막걸리 안주 등도 준비된다. 삼성아파트 축제도 춘천여성민우회와 함께 마련했다.

춘천여성민우회가 아파트 축제를 기획한 것은 잔치를 통해 이웃을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 그동안 하자보수 및 관리비 등 문제점 위주로 접근하던 아파트 운동에서 탈피, 문화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아파트가 함께 사는 공간임을 일깨워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자는 의도다.

아파트 축제의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퇴계주공2단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박승도(45)회장은 "축제 이후 주민 상당수가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눔으로써 아파트 분위가 밝아졌다" 고 말했다.

이웃에 대한 부담이 줄자 25일 밤에는 그동안 반별로 이뤄지던 것과는 달리 통합 반상회를 열었다.이 아파트는 해마다 축제를 열 계획이다.

아파트 축제는 춘천여성민우회가 강원도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사업에 공모해 선정되면서 발동이 걸린 것. 민우회가 얼마간의 도예산을 지원받아 대상 아파트를 고르고 기본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뤄지고 있다.

춘천여성민우회 관계자는 "내년에는 다른 아파트를 정해 축제를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등 장기적으로 춘천시내 모든 아파트가 나름대로의 축제를 열도록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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