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의 부상으로 맥 빠진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허재 KCC 감독은 하승진을 출전시켰다. 전창진 KT 감독도 전력의 100%를 쏟아부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승진은 지난 23일 KT&G전에서 왼쪽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진단 결과 근육이 찢어져 2주간 뛰지 못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이날 경기 출장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하승진은 경기 전 슛을 던지며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했다. 허재 감독은 “승진이가 자꾸 나가겠다고 해서 골치가 아프다. 뛰었다 악화되면 팀에 치명타”라며 걱정했다. 한편으로는 하승진의 근성이 기특한 눈치였다. KCC는 KT에 1승3패로 밀리고 있었다. 허 감독은 “오늘 경기가 정규리그의 승부처”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경기를 내주면 4강 직행은 좀 더 멀어진다.
전 감독은 “하승진이 안 나오면 수비하기가 수월하다. 공격은 우리가 유리하다”며 미소 지었다. KT는 1쿼터 초반 17-8까지 앞서갔다. 하승진이 없는 골 밑은 높이가 낮은 KT에도 점령당했다.
보다 못한 허재 감독은 10-17로 뒤진 상황에서 하승진을 내보냈다. 더 이상 밀리면 걷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승진은 오래 뛰진 않았다. 하지만 평소보다 더 잘했다. 고비 때 나와 20분간 뛰며 16점·10리바운드를 올렸다. 골 밑에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 위압감이 상당했다. KT는 2쿼터 13점, 3쿼터 19점에 묶였다. 전 감독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전 감독은 “하승진 출전도 대비했다. 공격할 때 안쪽에 구멍이 있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KCC는 KT 포워드진의 높이가 낮아지자 존슨과 하승진이 번갈아 림을 찍어내렸다. 하승진은 4쿼터 초반 임재현의 패스를 받아 한 손 덩크를 찍었고, 존슨은 KT가 5점 차로 쫓아온 종료 3분 전 투핸드 덩크를 성공했다. KCC는 하승진 외에도 존슨이 31점·12리바운드, 추승균이 21점·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전주=김우철 기자
◆프로농구 전적(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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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29승12패) 83 - 75 KT(29승13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