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우린 합병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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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우량은행과의 합병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던 신한은행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 독자 생존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신한은행은 다음주 초 3명으로 구성된 투자설명단을 영국.홍콩.싱가포르.미국 등 4개국에 파견해 싱가포르투자청 등 해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내년 3월께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동의를 얻기로 했다.

외국인투자자 상대로 지주회사 설립 방안을 공식 선언하는 이유는 타 은행과의 합병설을 불식하고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은행과 보험.증권.전산 등 자회사를 묶은 종합 금융그룹으로 독자 생존하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못박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 금융지주회사는 오는 11월 20일께 설립 신청을 마치고 2~3개월간의 실사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께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다음달 9일 금융지주회사법이 발효되는 대로 본격적인 지주회사 설립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주회사 설립 후 은행의 신탁부문을 분리해 기존의 자산운용 회사인 신한투신운용과 통합, 자산운용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카드부문은 여신전문 금융회사인 신한캐피탈과 통합해 소비자금융 전문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투자금융사업 부문은 신한증권의 기업금융 부문과 통합해 투자은행을 신설하기로 했다.

경험이나 인력이 부족한 투자금융과 보험 부문 보강을 위해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과 자본 및 업무 제휴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관련 자회사의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금융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금융 포털 자회사도 내년 초 설립, 2002년까지 3백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우리 은행과 다른 우량은행이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았지만 합병보다는 금융지주회사로 내부 자회사를 통합한 뒤 2002년까지 역량을 키운다는 게 확고한 방침" 이라며 "외국인투자자도 지주회사 설립에 대부분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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