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비싸졌어요] 생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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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생태가 제철을 맞고 있지만 금값이다. 최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거래되는 생태는 상품 10㎏ 한 상자에 6만~6만5천원선이다.

지난 5년 동안 이맘 때면 평균 4만2천원선을 유지했는데, 올해는 배 이상 비싸다. 그것도 국산은 찾아보기 어렵고 모두 일본 본토 북서부 근해에서 잡은 것이다.

한화마트 등 할인점에서는 한마리에 5천~5천5백원 한다. 예년 같으면 한마리에 3천원 선으로 고등어.갈치.삼치 등과 같이 대중 어종에 들어갔으나 올해엔 우럭 수준의 고급어종이 된 셈이다.

생태가 비싸진 것은 지난해 1월 발효한 한일어업협정 때문이라고 수산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협정 발효 후 일본 본토 북부 근해 명태잡이가 금지돼 상당량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가 예년보다 따뜻해진 탓도 있다. 생태는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지만 최근 거진.속초 등 동해의 수온이 섭씨 13도 정도로 적정 온도(10~11도)보다 2도 이상 높은 상태다. 이 때문에 국산 생태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추위가 다가오면서 얼큰한 생태찌게를 찾는 수요는 늘어났으나 공급이 모자라고 유통비용이 올라 생태가격이 비싸졌다.

한화유통의 생선바이어 박재수씨는 "다음달 초부터는 속초 등 동해지역에서도 명태가 잡힐 것" 이라며 "국산이 일본산과 함께 시중에 유통되면 국산은 한마리에 4천원, 일본산은 3천~3천5백원 선에서 살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생태는 갓잡아 얼리지 않은 상태의 명태를 일컫는다. 명태를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 태백산맥 줄기의 눈밭에서 말린 것은 황태, 명태 새끼를 적당히 말린 것은 코다리라고 부른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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