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대우증권 ‘강남 결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3면

새해 들어 삼성·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의 ‘서울 강남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앞다퉈 점포를 늘리고, 프라이빗뱅킹(PB) 전문 인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강남지역의 소형 점포 6곳을 모두 지점으로 승격시켰다. 기존에 점포당 5명 안팎이던 인력은 10여 명으로 늘었다. 또 연내 도곡·개포·일원·판교 등에 새로 점포를 열어 현재 27개인 강남권(분당 포함) 점포를 31개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강남 도곡점은 예탁자산 30억원 이상인 고객으로만 채울 예정이다. 대규모 PB 인력 충원에도 나섰다. 삼성증권은 은행권 PB 등 120명을 뽑아 강남지역 점포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증권의 PB 인력은 330명가량이다.

삼성증권 측은 "2012년까지 소매 부문의 관리 자산을 현재 86조원에서 150조원 수준으로 두배 가까이 늘리고, 강남과 같은 자산관리 핵심지역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도 다음 달 서울 청담동에 대형 PB 점포인 ‘PB클래스 갤러리아’를 연다.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 점포로 PB는 물론 세무사·변호사·부동산 전문가 등 30여 명의 전문 인력이 배치된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10월 삼성동에 ‘WM클래스 강남’을, 이달 20일에는 역삼동에 ‘WM클래스 역삼역점’을 여는 등 강남지역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 점포를 늘리고 있다.

대우증권 조완우 마케팅 본부장은 “그동안 강남지역에서 점포 수나 인력이 경쟁사에 비해 열세였지만 점포 신설을 계기로 PB 분야에서의 영업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발효 이후 증권사들은 증권 위탁매매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종합자산관리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부자 고객’을 놓고 은행권과의 쟁탈전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 이상대 마케팅실장은 “최근 시작된 펀드판매사 이동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다양한 채권상품도 개발해 은행 정기예금에 묶여 있는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유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