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러브호텔 "장사 잘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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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 16일 오후 외진 지역인 전북 김제시 이서면의 A러브호텔. 주차장에 승용차 20여대가 번호판을 가린 채 서 있다.

부근에 사는 농민 박모(57)씨는 요즘 드나드는 차량이 부쩍 늘어났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비슷한 시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B러브호텔. 30대는 들어감직한 널찍한 주차장이 텅비어있다.

러브호텔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업소들이 위치에 따라 손님이 크게 늘거나 줄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민들이 감시활동에 나서고 지도.단속 공무원들의 출입이 잦아진 시내권 업소들은 손님이 급감했다. 반면에 농촌지역 업소들은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불륜 커플들이 더욱 따가와진 사람들의 눈총을 피해 시내와 멀리 떨어진 업소들로 몰리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에선 김제시 이서.금산.백구면과 완주군 봉동읍, 임실군 관촌면 등에 있는 업소들이 특히 재미를 보고 있다. 대부분 손님이 예전보다 배가 늘었다는 것이다.

한 러브호텔 청소원 金모(51.여)씨는 "이달 초부터는 손님이 나간 뒤 방을 치우기가 무섭게 새 손님이 들 정도다" 고 말했다.

이에 반해 러브호텔 밀집 지역 업소 주인들은 울상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와 덕진구 인후.우아동 등에 있는 업소들은 손님이 많게는 80%까지 줄었다.

중화산동 C러브호텔 주인 朴모(63.남)씨는 "한 달 전만해도 하루 50여차례 손님을 받았으나 요즘은 10번 넘기가 어렵다" 고 말했다. 고객들도 대부분 화투놀이나 회사 일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들이다.

한 업소 주인(47)은 "예전에는 피크 타임이었던 오후 1시에서 4시까지 손님 받는 일은 완전히 포기했다" 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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