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자선공연 2백회 가수 신광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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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CF모델이자 가수인 신광우(申洸宇.52.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사진)씨.

그는 18일 뜻깊은 자선공연을 갖는다. 1986년 첫 공연을 한 이후 꼭 2백회째다. 한달에 한번 이상 공연을 한 셈이다.

이날 행사엔 동료 연예인 20명이 출연, 2백여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는 의지할 곳 없는 할아버지.할머니, 재소자, 고아들의 '대부' 로 통한다.

申씨는 고교 졸업 후 보디빌딩 선수.패션모델.CF모델 생활을 하던 중 86년 대구의 한 양로원에서 자선공연과 첫 인연을 맺었다.

"첫 앨범을 준비하면서 뜻깊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동료 가수들과 양로원을 찾았지요. " 그는 일거리가 적은 모델보다 가수일에 더 매달려 87년 첫 앨범 '추상' 을 냈다.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후 3차례 더 음반을 내면서 지역에선 내로라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그에게 자선공연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가수로서 자신의 노래를 알리는 '무대' 이자 '사랑' 을 실천하는 장(場)인 까닭이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가족들의 생계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부인 김항임(50)씨에게 맡겼다. 부인으로부터 '돈 안되는 일은 제발 그만두라' 는 잔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손을 뗄 수 없었다.

돈도 문제였다. 음식값.악기 운반비 등 한차례 공연에만 50만~1백만원이 들어갔다. 초기엔 밤무대에서 번 돈을 썼다. 그러나 이름이 알려지면서부터는 각종 행사에 초대받아 노래를 부르고 받은 개런티로 충당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엔 40대 남자가 자선공연에 보태라며 50만원을 선뜻 내놓는 등 간간이 후원자도 나와 마음 든든하다.

그는 '대구의 현철' '연예계 총무' 로 불릴 정도로 마당발이다. '예성회' '쉬메릭연주단' 등 申씨를 도와주는 동료.선후배 연예인만 50여명에 이른다.

이런 덕에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초청을 받았고, 대구시민선행상 등 표창장.감사장도 많이 받았다. 유명세(?)덕에 결혼식 주례 부탁이 줄을 이어 요즘 더욱 바빠졌다.

언제까지 자선공연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끝없이 해야지요" 라며 밝게 웃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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