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공화국 분리허용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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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런던.베오그라드.워싱턴=연합]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이 세르비아 공화국과 함께 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몬테네그로 공화국의 분리를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 공화국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이 대통령 직선제로 헌법을 개정하자 세르비아 공화국과의 인구차가 커 대통령을 배출할 길이 없다며 독립을 추진해왔으며, 지난달 24일 치러진 연방 대선.총선 보이콧 운동을 벌여 유권자의 25%만 투표를 했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지금까지 같은 세르비아 민족으로 구성돼 있는 몬테네그로 공화국이 연방에서 분리해선 안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영국 BBC방송은 12일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이탈리아 TV와 회견에서 "몬테네그로 공화국이 유고연방에서 탈퇴하기를 바란다면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코슈투니차 대통령이 "몬테네그로 국민이 유고연방의 한 부분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해도 그들의 뜻은 존중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이같은 코슈투니차 대통령의 발언은 뉴욕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정권 인수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것이어서 그가 정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몬테네그로 공화국과 대립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12일자 뉴욕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표면 위에서는 평화스럽고 민주적인 이양이 있지만 표면 아래서는 제어되지 않은 화산 같은 것이 있다" 고 말하며 밀로셰비치 추종세력과 자신의 제휴세력 양쪽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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