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독일교포 정착마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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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남 남해에 독일교포 정착마을이 세워진다.

남해군은 삼동면 물건리 3만여평에 간호사.광부 등으로 독일에 간 교포들이 정착할 수 있는 '독일마을' 을 조성한다고 12일 밝혔다.

군은 토지 매입비 7억원을 확보해 토지매입을 70% 정도 마쳤으며, 내년 2월 마을 착공에 나서 2002년까지 입주를 시킬 계획이다.

이 사업은 남해군과 자매결연한 독일 로프프리스란트주가 공동 추진한다.

김두관(金斗官)남해군수는 지난 6월 17일부터 26일까지 독일을 방문, 베를린.함부르크.본.마인쯔 등 7개 도시를 돌며 독일마을 조성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를 들은 교포 1백50가구가 벌써 입주 신청을 했다.

군은 우선 1백여 가구만 입주시키고 반응이 좋으면 근처에 새로운 독일마을 조성해 분양할 계획이다. 이주를 희망한 교포 50여명은 최근 귀국해 예정부지를 둘러보았다.

군은 3만평 가운데 2만평은 녹지공간으로 꾸미고 1만평만 주거단지로 분양해 독일식 생태마을로 조성할 방침이다. 분양면적은 가구당 90~1백20평이며 분양가는 평당 10만원 선이다.

군은 베를린 한인회장을 지낸 한국 교원대 정동양(鄭東陽.생태건축)교수의 자문을 받아 마을을 설계 중이며 독일식 생태 건축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독일에는 간호사.광부 등으로 건너간 1세대 등 3만여명의 교포가 살고 있다.

군은 교포들이 퇴직할 때 2백50만~3백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고 있으며 한국 국적을 취득해도 80%를 받을 수 있어 교포들이 한국 정착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독일마을 입주가 끝나는 대로 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마을 입구에 1백실 규모의 특급호텔과 민박촌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호텔은 독일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주한 독일 상공회의소 등과 협의 중이다.

독일마을이 조성되는 곳은 2㎞의 해안을 따라 7천여평의 방풍림(천연기념물 1백50호)이 장관을 이루며 남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김두관 남해군수는 "독일에는 바다가 없어 교포들이 바닷가를 선호하며 신(新)나치주의자들의 테러를 염려해 한국정착을 희망하는 교포가 많다" 며 "이색적인 마을로 가꾸어 한국과 독일간의 교류 확대에도 기여하고 싶다" 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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