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대가 김충현 삶·예술세계 담은 책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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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 서예계의 대표작가인 원로 대가 일중(一中)김충현(金忠顯.79.사진)씨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은 책 '예(藝)에 살다' (범우사.8천원)가 최근 출간됐다.

일중은 진경시대 노론 율곡학파의 중추역할을 담당한 조선 후기 최고 명문가 후손. 일중의 조부는 일제강점이 벌어지자 낙향해 일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일제 작위를 거절한 의인(義人)이었다.

이런 선비 집안에서 자란 덕에 일중은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깨친데다 조부의 친구이자 신지식인인 김용진을 통해 영어를 배우며 한글을 중요성도 느끼게 된다. 이런 가학을 바탕으로 일중은 한글 서예를 성립할 수 있었다.

일간스포츠에 연재했던 '외길 40년 예에 살다' 를 그대로 실은 책 앞부분은 일종의 자서전으로 일중이 걸어온 길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작품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은 이미 드러난 일중의 서예가로서의 모습과는 다른 감춰진 면모를 드러내 주는 책 뒷부분에서 더욱 확연하게 나타난다.

글씨와 인격을 하나로 보는 전통이 말해주듯 대서예가인 그는 남다른 인격자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책 말미에 첨부한 시.시조.수필.금석문 등 일생 동안 그가 쓴 문장을 통해 문필가로서의 일중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특히 시조와 수필은 그의 문학적 성과를 잘 보여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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