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펜트하우스 … 중소형 아파트에 수요 몰리자 85㎡형까지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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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이제 덩치가 작은 펜트하우스(아파트 꼭대기층의 고급주택)가 대세다. 보통 전용면적 200㎡형 이상의 초대형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엔 전용 85㎡형까지 나온다. 중소형 등 실속 상품에 아파트 수요가 몰리면서 펜트하우스도 규모나 치장보다는 실속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나온 한양수자인 펜트하우스는 전용 84㎡짜리다. 12일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의 펜트하우스가 전용 156㎡이며 비슷한 때 용인 신동백 롯데캐슬에코도 펜트하우스를 전용 151㎡형으로 내놨다.

이처럼 펜트하우스 덩치가 작아진 건 실속을 중시하는 주택 수요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포신도시개발공사 강동백 본부장은 “투자 수요가 많은 펜트하우스도 이제는 면적이 크면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기뿐 아니라 인테리어·내장재 등도 실용적으로 바뀌고 있다. 동보주택건설 강진원 전무는 “기존 펜트하우스 수요는 가격이 비싸도 수입 마감재 등을 채택한 화려함을 선호했지만 요즘은 테라스 등 꼭 필요한 공간만 갖추고 분양가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분양가도 일반 주택형과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광교신도시 한양수자인 펜트하우스인 전용 84㎡는 분양가가 4억2400만원으로, 같은 크기의 일반 주택형 분양가보다 4500만~5000만원 비싸다. 지난해 말 영종하늘도시에서 선보인 동보노빌리티 펜트하우스 전용 84㎡ 분양가는 3억6990만원이다. 규모가 같은 일반 아파트보다 4000만원 정도 비싼 것이다.

분양가 부담이 줄자 수요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 광교 한양수자인 펜트하우스 84㎡형은 1순위에서 222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같은 크기의 일반아파트는 1순위에서 평균 7대1이었다. 한강신도시 자연&e편한세상은 대부분 주택형의 3순위까지 미달됐지만 펜트하우스(전용 84㎡형)는 1순위에서 23대1을 기록했다. 단지별로 3~4가구에 불과한 희소성과 꼭대기층에서 누리는 조망권, 일반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대형 테라스를 갖춘 것도 인기 요인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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