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지상파 프로 못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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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연말에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위성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사업의 가장 큰 쟁점이던 지상파 재송신 문제가 '당분간 불가' 쪽으로 결론이 났다. 방송위원회는 6일 "위성 DMB의 지상파 재송신을 불허하되 (내년 1~2월로 예정된) 지상파 DMB 허가 추천 때 종합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원칙적으로 재송신은 안 되지만 추후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방송위는 또 위성 DMB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 항목과 기준 등을 8일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는 모두 불만이다. 위성 DMB 사업을 추진해 온 TU미디어콥의 김영배 부장은 "가입자 유치에 차질이 불가피해 당혹스럽다"며 "사업 여부와 시기.대응 방침 등을 주주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성명서에서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 DMB.지상파 재송신=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을 뜻하는 DMB는 휴대전화나 특수 단말기를 통해 이동 중에도 고품질의 방송을 즐길 수 있는 뉴미디어. 전파수신 방식 등에 따라 위성 DMB와 지상파 DMB로 나뉜다. SK텔레콤이 최대주주인 TU미디어가 준비하는 위성 DMB 쪽의 진행속도가 빠르다. 지상파 재송신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을 타 매체를 통해서도 보는 것.

이상복 기자

*** 뉴스 분석

어정쩡한 방송위…또 현안 비켜가기

"초기 시장 진입에 필수. 사업 포기할 수도."(TU미디어) "지역방송을 죽일 것. 총파업 불사"(언론노조.지역방송협의회)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방송위는 사실상 결정을 미루는 길을 택했다. 당분간 재송신을 막고, 최종 결정은 지상파 DMB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내리겠다는 논리다.

지상파 DMB의 경우 지상파 재송신이 유력한 만큼 그때가 되면 '형평성 시비'를 포함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마다 비켜가기로 일관하던 방송위의 구태가 재연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 "본격적인 갈등을 나중으로 미룬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구체화되지 않은 지상파 DMB 일정에 맞춰 허송세월하라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TU미디어로선 미래가 불확실해 사업 개시 시기를 늦춰야 할지가 당장의 고민거리다.

"초기 시장 진입에 필수. 사업 포기할 수도."(TU미디어) "지역방송을 죽일 것. 총파업 불사"(언론노조.지역방송협의회)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방송위는 사실상 결정을 미루는 길을 택했다. 당분간 재송신을 막고, 최종 정책은 지상파 DMB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내리겠다는 논리다.

지상파 DMB의 경우 지상파 재송신이 유력한 만큼 그때가 되면 '형평성 시비'를 포함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마다 비켜가기로 일관하던 방송위의 구태가 재연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 "본격적인 갈등을 나중으로 미룬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구체화되지 않은 지상파 DMB 일정에 맞춰 허송세월하라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TU미디어로선 미래가 불확실해 사업 개시 시기를 늦춰야 할지가 당장의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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