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신패권 놓고 8강 대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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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호랑이 없는 세상의 왕자는 누구냐.

세계최강 이창호9단이 탈락한 가운데 중앙일보사 주최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이 4일과 6일 이틀간 경북대에서 열린다.8강의 대진표를 보면 조훈현9단대 서봉수9단,양재호9단대 저우허양(周鶴洋·중국)8단,유창혁9단대 강지성4단,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대 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8단이 각각 맞붙고 있다.

이 8명중 누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일까.이창호9단이 빠진 절호의 기회를 맞아 호시탐탐하는 8강의 각축이 숨가쁘다.

▶조훈현9단 대 서봉수9단〓올해 후지쓰배 우승자인 조훈현9단은 관록에서 가장 앞서고 있지만 최근 국내성적(24승18패)이 침체를 보이고 있다는 게 불안요소다.

특히 서봉수9단에겐 올해 2전2패. 서9단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전적이 21승13패로 썩 좋은 것은 아니다.

8강 중 한국기사가 5명이나 오른 것이 외국기사에게 강한 이 두사람에겐 그리 반갑지 않다.

오랜 세월 서9단은 조9단에게 당해왔지만 최근의 기류를 살필 때 이번 8강전은 5대5의 승부.

▶양재호9단 대 저우허양8단〓양9단은 올해 초반 상당히 부진했으나 왕위전에서 조훈현.유창혁을 연파한 6월 이후 상승 기류를 타면서 22승10패의 호성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배에서도 9단으로선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하며 본선까지 6연승. 그러나 상대는 이창호의 새로운 천적으로 떠오른 중국의 신진 강자 저우허양8단이다.

周8단은 올해 중국에서 창하오(常昊)9단에게 4연승을 거두며 타이틀을 따내고 이창호에게 연승하는 등 절호의 졔兆퓽?보이고 있어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기사는 이번이 첫 대결. 객관적인 전력에선 周8단이 앞서지만 승부는 예측불허다.

▶유창혁9단 대 강지성4단〓유9단은 현재 전적이 28승22패로 저조하다.그러나 '바둑' 지가 발표한 1999년도 세계랭킹 2위에 올랐던 유창혁의 저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18세의 강지성은 지난해에도 삼성화재배 8강까지 올랐던 신예 강호로 치고올라오는 기세가 매섭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유9단이 앞선다.두 사람의 상대전적은 지금까지 세번 맞붙어 유9단이 2승1패.

▶루이나이웨이9단 대 야마다 기미오8단〓야마다8단은 일본이 기대하는 신예 강자.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유창혁9단을 꺾고 4강까지 올랐고 이창호9단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선전을 펼쳐 이9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러나 '국수' 를 따내고 LG정유배 결승에 오르는 등 한국 바둑계의 상부를 파고드는 '철녀' 芮9단의 상승세는 훨씬 놀랍다 芮9단의 간발의 우세가 예측되고 있다.

우승상금 2억원의 삼성화재배 8강전은 4일과 6일 두판씩 나뉘어 열린다.

KBS 위성1TV가 오후 2시부터, 세계사이버기원(http://www.baduk.or.kr)이 시작부터 생중계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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