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한국 전자전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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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디지털 세계가 우리 눈앞에' 라는 주제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2000 한국전자전이 개막했다.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은 화면이 더욱 선명해지고 모양이 다양해진 각종 디스플레이(화면표시)장치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소니.필립스 등 완제품 업체의 디지털 제품만 모아놓은 멀티미디어관은 입구부터 디스플레이 장치로 꽉 차있다.

아날로그식 브라운관 제품이 줄어든 대신 벽걸이형(PDP)제품, 초박막액정화면표시장치(TFT-LCD)와 기존의 하얀 천으로 만든 스크린 대신 액정(LCD)으로 만든 대형 스크린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께는 더욱 얇게, 화면은 보다 선명하게 만드는 데 주력한 제품들이다.

삼성SDI는 현재 세계에서 개발된 PDP로는 가장 큰 63인치(두께 8.4㎝)짜리를 처음 공개했다.삼성전자는 TFT-LCD 등을 이용해 노트북컴퓨터만한 두께로 한손으로도 들 수 있는 얇은 TV를, LG전자는 60인치짜리 고화질 PDP TV를 선보였다.

소니는 디지털 시대의 액자는 한장의 사진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TFT-LCD로 만든 소형 액자는 여러 장의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사진 속의 인물이 웃으며 말을 건네기도 한다.

액자에는 기존의 스틸사진 대신 편집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입력한 메모리칩을 넣어 화면이 수시로 변하도록 했다.

샤프전자는 3백인치급 화면도 디지털 TV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프로젝터와 접거나 펼 수 있는 액정 비전을 내놓았다.

아날로그 영사기와는 달리 화면이 커질수록 스크린의 화면이 흐려지는 현상을 없애, 어떤 크기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는 것.브라운관도 완전평면 제품으로 바뀌었다.

대우전자는 브라운관 방식의 디지털TV로 고화질(HD급)을 구현했고, 삼성.LG전자도 디지털 TV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34인치형 브라운관 방식의 디지털 TV를 처음 선보였다.

디지털 제품은 TV와 스크린이 아니더라도 디스플레이 장치를 달았다.LG전자가 출품한 디지털 냉장고는 문에 화상통화나 TV를 수신할 수 있는 화면이 달려 있다.

2000 한국 전자전의 또다른 화두는 무선통신과 초고속화다.삼성전기는 노트북에 장착하면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통신 랜카드를 관람객들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경험장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초고속 시대를 맞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으로 개발한 288메가램버스D램을 전시했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관련 제품은 아직 취약한 편이다.삼성전자가 IMT-2000용 단말기를 내놓았는데 컬러 동화상이 아닌 흑백 화면을 장착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주관으로 6일까지 열리며, 11개국 3백50개 업체가 완제품 및 전자부품 등을 출품했다.

디지털 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행사로 '디지털 TV 시대의 개막' (5일 오후 1시30분)과 '무선 인터넷 기술 전망' (6일 오후 2시)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COEX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양선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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