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PLO 최악의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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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예루살렘=외신종합]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1996년 유혈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인근 중동지역 이슬람 단체들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살해에 분노, 이슬람권의 대(對)이스라엘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해 총 5백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양측 유혈 충돌은 30일 해가 지면서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긴급 심야 협상에서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숄 모파즈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회담 직후 "1일 오후 4시(현지시간)를 기해 휴전이 발효된다" 고 밝혔으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치안경찰 총수인 모하메드 다흘란은 이를 부인하는 등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매우 격렬한 폭력사태가 예상되며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간다" 고 발표했다.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들은 이미 피의 보복을 결의했다. 또 팔레스타인 TV는 80년대 이스라엘에 대항해 싸우던 팔레스타인 병사들의 모습을 방영하고 라디오에서는 군가가 흘러나오는 등 1일을 기해 대규모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앞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은 폭력을 협상수단으로 이용하는 사태를 막고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면서 폭력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이 군인들에게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참배객들의 머리를 정조준하도록 명령했다" 고 비난하고 있다.

그는 또 이스라엘군의 정조준 관련 증거물을 압델 메귀드 아랍연맹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와 함께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 경내에서 벌어진 유혈 충돌과 팔레스타인 시위대 사망사건을 공식 조사해주도록 유엔 안보리에 요청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유혈 충돌 원인에 대해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당수가 이슬람 사원을 방문해 고의로 유도한 것" 이라고 비난했으나 이스라엘측은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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