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괴산 연풍 곶감] 얼었다 녹았다 하며 말라 깊은 단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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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연풍면 적성리. 조령산(1017m) 기슭에 자리잡은 산골 마을이다. 이 마을의 한복판에 ‘연풍감·곶감연구회 영농조합’이 운영하는 150㎡ 규모의 공동 작업장이 있다. 16일 오후 작업장에서는 주민 7∼8명이 곶감을 포장하느라 손놀림이 분주했다. 조옥희(59)씨는 “요즘 하루 500㎏ 정도를 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군 연풍면이 새로운 곶감 생산지로 부상했다. 연풍면은 예부터 감나무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수령(樹齡) 100년을 넘긴 감나무가 5000여 그루나 있다. 곶감은 수령 10년 이상 된 나무에서 수확한 감으로 만들어야 제 맛이 난다. 예전에 주민들은 감을 수확한 뒤 곶감을 만들지 않고 곶감 주산지인 충북 영동이나 경북 상주에 내다 팔았다.

연풍면 주민들이 곶감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1년. 고랭지인 지역 특성에 착안한 것이다. 해발 300m 이상인 지역은 일교차가 커 곶감 건조에 안성맞춤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곶감은 소화를 촉진하고, 비타민 C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농조합 신현식(51) 총무는 “연풍면은 곶감 건조시기인 11월 초순부터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며 “기온이 낮은 곳에서 말려야 곰팡이가 적게 생겨 품질이 좋고 단맛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연풍면에서 곶감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2개 영농조합법인에 80여 가구. 농민들은 해마다 40∼80t의 곶감을 만드는데, 절반 정도만 말린 반건시 곶감이다. 가격은 2㎏들이 한 상자에 5만원이다. 밭농사나 축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은 부업으로 곶감을 생산해 가구당 1500만∼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감을 수확해 곶감을 만드는 과정은 농가별로 하고 영농조합법인에서는 포장작업만 한다. 영농조합법인 김영도 대표는 “연풍 곶감은 품질이 좋아 대부분 설 명절 전에 판매가 끝난다”고 소개했다.

괴산군청 우종진 친환경농업과장은 “괴산곶감이 지역 명품 농산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저온저장고, 곶감 건조장 시설 등에 필요한 사업비를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풍면에는 수령 5∼10년의 어린 감나무가 5만 그루 자라고 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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