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개인창업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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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지난해 5월 배터리 전문 인터넷 쇼핑몰 '배터리 뱅크' (http://www.batterybank.co.kr)를 오픈한 심형근(35)씨는 대기업 배터리 개발 파트에서 5년간 일한 경력을 가진 배터리 전문가다.

일반 건전지부터 희귀 배터리까지 다루는 배터리 전문 쇼핑몰을 열기로 결심한 심씨는 안양에 조그만 가게를 내고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 혼자 운영하고 있다.

심씨가 인터넷과 오프라인의 가게를 통해 올리고 있는 월매출액은 2천만~3천만원. 이 중 1천만원 정도가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다.

매월 30% 이상 매출이 늘고 있어 심씨는 내년 중반이면 매월 억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계속 늘고 있다.

심씨는 "배터리는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판매 장소와 시기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한 특징이 있다" 며 "배터리 가격을 표준화하고 정확한 사용법을 소개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 적중했고, 특히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배터리 충전기, 각종 필름, 공(空)MD 등을 함께 판매한 것이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고 말했다.

심씨는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시킨 것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줬고, 판매 품목도 비교적 희귀한 것이어서 쉽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 분석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성과를 거두기는 김성진(28)씨가 올해 초 개설한 패션 쇼핑몰 '이브맨닷컴' (http://www.eveman.com)도 마찬가지다.

유명 브랜드 의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 쇼핑몰은 고객이 원할 경우 옷을 직접 입어보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피팅룸' 이라고 이름붙인 점포를 오프라인상에 마련했다.

이 쇼핑몰은 유통마진을 최소화, 유명 브랜드의 옷을 시중보다 최고 40%까지 싸게 파는 전략으로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인터넷에 쇼핑몰을 구축, 짭짤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비싼 점포를 차리거나 종업원을 두지 않고도 혼자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신세대 상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사용 인구가 1천6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구매도 크게 늘어 인터넷에 소규모 점포를 여는 개인들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8년말 2백60개에 불과하던 인터넷 쇼핑몰은 지난해 말 1천90여개, 지난 6월 말에는 총 1천7백여개로 갈수록 큰폭으로 늘고 있으며 가게 주인도 대부분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자다. 이들 가운데는 특이한 아이템을 선택해 확실히 기반을 잡는 사람들이 많다.

취급 상품도 컴퓨터 및 주변기기와 소프트웨어 등이 주류를 이루다가 점차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돼 지금은 인터넷으로 쇼핑할 수 없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인터넷에 점포를 개설한 개인들 가운데는 자신의 취미나 특기를 생업으로 연결시킨 경우도 많다.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해 말 오디오.비디오 전문 쇼핑몰 'AVPLAZA' (http://www.avplaza.co.kr)를 개설한 이수옥(34)씨는 천리안 AV동호회 부시솝으로 오래 활동해온 AV매니어. 자신의 취미를 인터넷 쇼핑몰 개설로 연결한 이씨는 현재 월 1천만~1천5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물건을 팔려고 노력하기 보다 초보자들의 질문에 세심하게 답변해주는 등 회원 관리에 주력하는 게 매출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고 설명했다.

갖가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터넷에 쇼핑몰을 구축하려는 이들이 크게 늘면서 관련 솔루션이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인터넷 업체들도 고성장을 하고 있다.

쇼핑몰 구축 토털 솔루션과 택배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데이콤이트랜스(http://www.dacometrans.com)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개설 붐에 힘입어 올해 들어 월평균 40%의 매출 신장을 기록 중이다.

㈜데이콤이트랜스 한태윤 대표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4백60여개의 개인.소규모사업자 쇼핑몰의 매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며 "특히 참신한 아이템으로 인터넷에 창업하려는 젊은 네티즌들의 상담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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