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3시 아타미(熱海)시 하쿠만고쿠(百万石)호텔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시드니 올림픽을 화제로 시작했다.
모리 총리는 회담 직전 시드니 올림픽 야구경기에서 한국팀이 일본팀을 7 - 6으로 이긴 것을 축하했다.그는 "오늘 야구는 한국이 이겼다" 면서 "일본이 역전할 뻔했을 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고 말했다.
이에 金대통령은 "시합은 어느 한쪽이 이기게 돼 있는데 오늘 두 팀 다 선전한 것 같다" 고 화답했다.
◇ 정상회담〓모리 총리는 "金대통령의 경의선 기공식 연설을 TV로 봤다" 면서 "24일 오전 대북정책에 대해 자세히 얘기를 나누자" 고 말했다.
이에 金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은 핵.미사일.서해교전에도 불구하고 3국이 공조해 흔들림없이 추진해 온 결과" 라고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실무적인 얘기를 본격적으로 하자" 면서 대일무역 역조, 투자협정, 한.일간 항공편수 증편문제, 문화교류, 남북관계에 대해 차례로 거론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일본 기업인들이 투자환경으로 요구한 노사문제에 대해 "역점을 두고 개선노력을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또 재일 한국인 참정권 문제를 거론하며 金대통령은 "그간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다.일본에 더 기여하도록 해주기 바란다" 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모리 총리는 무역불균형의 원인이 부품소재의 수입이 많은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도 협력하겠다" 고 약속했다.
특히 모리 총리는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양국뿐 아니라 극동아시아 관점에서도 큰 뜻이 있다" 면서 "한국은 대일적자가 늘어나고 국가산업기반에 영향을 준다고 우려하고, 일본에서는 농산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걱정하는데 이를 비즈니스포럼에서 논의하자는 제의를 환영한다" 고 말했다.
◇ 공동 기자회견〓모리 총리는 북.일 관계 정상화와 관련, "金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해줘 국교정상화 회담이 다시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고 감사를 표시했다.
아키히토 일왕(日王)의 방한에 대해 金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결정할 문제" 라면서 "우리는 그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하며 언제든지 성공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아타미〓김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