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수영] 15세 구효진 준결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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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한국 수영의 '무서운 10대' 구효진(15.인천 구월여중3)이 여자 2백m 평형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11위의 기록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수영선수가 올림픽 예선을 통과하기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지상준.이창하가 남자 배영 2백m에 출전, 나란히 B파이널에 진출한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구효진은 20일 시드니 아쿠아틱센터에서 벌어진 여자평영 2백m 예선에서 2분28초21을 기록, 서민정의 한국기록(2분29초22)을 1년1개월 만에 1초01 앞당겼다.

구효진의 기록은 예선 8위에 오른 아만다 비어드(미국)의 기록(2분27초83)에 불과 0초38 뒤지는 것으로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서 또다시 자기 기록을 경신할 경우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8강 진출도 가능하다.

4년전 이창하와 지상준은 예선에서 각각 예선 10, 11위를 기록한 뒤 9위부터 16위까지 순위를 다투는 B파이널에서는 13위와 14위에 올랐었다.

구효진은 신장 1백58㎝로 국내 여자선수 중 최단신인데다 나이도 자유형 50, 1백m에 출전하는 장희진(14.서일중)을 빼고는 가장 어리다.

근력도 떨어지고 국제대회 경험도 전무하다시피한 구효진이 신장 1백70㎝를 훌쩍 넘는 외국 선수들과 경쟁해 11위에 오른 성적은 놀랄 만하다는 게 수영계의 평가다.

구효진은 또 경기 때 착용하는 돗수있는 고글(수영 안경)을 벗으면 바로 앞에 서있는 사람의 얼굴조차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이 나쁘다.

수영장 벽이 잘 안보여 턴할 때 불편을 느낄 정도다. 그러나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샘이 많은 성격에 주어진 훈련량을 말없이 묵묵히 해내는 성실성으로 지난 2월 국가대표 발탁 후 꾸준히 기록이 향상돼 왔다.

오창균 전 국가대표 감독은 "효진이는 체구는 자그만하지만 평형 발차기(킥)동작이 특히 좋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 라며 "부족한 국제대회 경험이 오히려 대담함으로 연결되면 좋은 성적을 거둘 걸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태릉선수촌 이탈 파문으로 시련을 겪은 장희진은 여자자유형 1백m 예선에서 한국기록(57초88)에 크게 뒤진 58초77로 40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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