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맥 못추니 해외 DR도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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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 증시가 밑빠진 독처럼 폭락하면서 미국 뉴욕과 유럽 런던.암스테르담 등 해외시장에 상장돼 있는 주식예탁증서(DR)가격도 끌어내리고 있다.

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포항제철.현대자동차우.두루넷.E-머신즈의 해외 DR가격이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15일 5.75달러가 급락, 1백2. 75달러로 밀렸는데 이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22만9천7백28원으로 같은 날 국내 종가인 21만7천5백원에 거의 근접했다.

DR는 기업들이 해외자금 조달을 위해 외국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공모를 통해 외국 증시에 상장시킨 주식으로, 일반적으로 국내 주가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즉 국내 주가에 비해 가격이 높은 DR프리미엄이 형성되게 마련인데 최근에는 DR가격 하락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의 추가적인 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폭락사태 이전에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해외 DR가격이 국내 주가보다 20% 이상 높았으나 지난 5일에는 그 격차가 5.35%로 대폭 줄어들었다.

포항제철도 15일 0.81달러가 하락한 19.625달러를 기록, 국내 주가에 대한 DR와의 가격 프리미엄이 4.82%로 떨어졌다.

더구나 가격 프리미엄이 70~80%에 달했던 우선주들의 낙폭은 더욱 커 DR프리미엄은 10% 내외로 줄어들었다.

현대차우는 0.05달러가 하락, 2.67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두루넷과 E-머신즈도 각각 0.06달러와 0.125달러가 하락한 7.625달러와 1.687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날 해외DR시세는 SK텔레콤.미래산업.하나로통신을 제외한 전종목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들 3개 종목도 보합에 그쳤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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