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후지모리는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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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5월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 군중을 최루가스.물대포로 진압하며 대선 결선투표를 강행, 3선에 성공한 알베르토 후지모리(62)페루 대통령은 냉정하고 강단있는 통치 스타일 때문에 남미의 '사무라이 대통령' 으로 불려왔다.

일본인 이민 2세로 농업대 총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1990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인 저명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누르고 남미 최초의 동양계 대통령이 됐다. 95년 대선에선 유엔 사무총장 출신인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후보를 물리쳤다.

93년 대통령 재선을 가능케 하고 3선 연임을 금지하도록 헌법을 개정했으나 96년 이 조항을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는 헌법 해석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킴으로써 자신에 한해 3선의 길을 열어 놓았다.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 시절의 경제개발계획에 관해 한국 정부에 자문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후지모리는 자유시장 경제정책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2년째 불황과 대량 실업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철저한 일본식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검도에도 능하다. 서양 장기와 축구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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