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틈새찾는 Y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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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2년반 동안의 정치동면을 깨고 독자적인 역할공간을 찾고 있다.

그의 상도동 자택은 최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님을 받고 있다.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YS는 정치인은 물론 학계.언론계.종교계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대표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YS 자신이 "누구와도 만나지만 단 한 사람만은 만나지 않을 것" 이라고 했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과 부부동반으로 2시간 가량 오찬을 함께 했다.

상도동측은 "李최고위원이 모친상 때 조화를 요청해 보내줬더니 그에 대한 답례 인사를 오겠다고 해 받아들인 것" 이라며 "분위기가 괜찮았다" 고 했다.

이밖에도 정몽준(鄭夢準)의원,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대행에 이어 최근 박찬종(朴燦鍾) 전 의원,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김광일(金光一)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서진영(徐鎭英.고려대).이상우(李相禹.서강대)교수 등이 상도동을 다녀갔다고 한다.

가장 자주 보는 정치인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YS는 14일 상도동을 찾아와 "남북문제에 좀더 유연한 입장이 필요하다" 고 건의한 이삼열(李三悅.숭실대)교수에겐 "천만명이 반대해도 나의 길을 간다.절대로 굴하지 않을 것" 이라고 잘라말했다고 한다.

YS는 "나는 제2의 3.1운동을 하는 것" 이라며, "내가 통일이나 남북화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대로가면 북한에 적화통일을 당할 것 같아서 이러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YS는 여야의 극한대치가 지속되고, 남북문제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는 현 시점을 치고나갈 적기로 판단한 것 같다" 고 말했다.

YS는 '제1회 아시아 정당국제회의' 에 참석하기 위해 16~20일 필리핀을 방문한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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