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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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있는 EnviroMission 사는 올해 초 미국 아리조나 사막에 '태양굴뚝' 발전소를 짓는 다고 발표했다. '태양굴뚝 발전(Solar Updraft Tower)' 은 '굴뚝효과(건축물 실내 온도가 외부온도 보다 높을 때 내부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현상)'를 이용해 풍력발전을 하는 것이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연기가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원리와 같다.

태양굴뚝 발전소 건립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먼저 지상에다 유리온실을 지은 뒤 온실 가운데에 굴뚝을 세운다. 태양열을 받아 온실 내부 공기가 데워지면 이 뜨거운 공기는 굴뚝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때 굴뚝 통로에 풍력 터빈을 설치해 밖으로 빠져 나가는 바람으로 발전을 하는 것이다. 온실이 클 수록, 굴뚝이 높을 수록 바람은 강해진다.

그렇다면 굴뚝에서 나오는 바람은 얼마나 강할까. 과학자들은 온실내 온도가 섭씨 60~70도 이르고 굴뚝의 높이가 수백미터가 되면 '블랙홀'처럼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여 바람의 세기는 태풍만큼이나 강하다고 말한다. 이 태양굴뚝 발전은 1980년대 기술적인 개념이 등장했다. 그러나 태양열 발전이나 태양광 발전에 비해 효율이 떨어져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EnviroMission 사는 그동안 태양굴뚝 발전 기술을 축적했기 때문에 이 방식의 발전소는 경제성을 갖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아리조나에 건설되는 태양굴뚝의 높이는 '부르즈칼리파' 보다 약 100m낮은 731m다. 이 회사는 7억5,000만 달러(우리돈 약 8천440억원)를 들여 200메가와트급의 태양굴뚝 발전소를 아리조나 사막에 짓겠다고 말했다. 미국 남 캘리포니아 공공전력 당국은 이 회사의 태양굴뚝 발전소 건설을 승인했다. 그러나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은 이 사업에 누가 돈을 댈지, 발전소 건립이 성공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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