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메가폰] '배우며 봉사' 가슴 뿌듯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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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학기말고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겨울, 중앙일보에 실린 자그마한 박스 기사는 나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해외 NGO에 파견돼 봉사활동을 벌이는 NGO인턴봉사단(http://ngo2000.joongang.co.kr)에 참여할 청년들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때만 해도 NGO라면 거리 서명에 동참하는 정도의 역할밖에 못했던 나에게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희망이고 기대였다.

지원서를 내고 선발된 나는 1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3월 초 동료 두 명과 함께 말레이지아행 비행기를 탔다.

도착한 곳은 쿠알라룸푸르에서 가까운 말레이지아 소비자교육조사협회(Education and Research Association For Consumers).

나는 소비자 인권 관련 각종 서적과 자료들을 웹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입력하는 일을 맡았다.

큰 회의가 열리면 이름표를 만들기도 했고 신문 스크랩, 국가별 장애인 복지 정책 관련 자료 검색 등 일을 했다.

말레이지아 이민 3세인 인도인과 중국인, 미국인, 인도네시아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 인종과 언어가 뒤섞인 그 곳이 처음엔 낯설었고 어려움도 많았다.

평균 33도의 날씨에 습한 공기로 잠도 자기 힘들고 무자비한 모기의 공습도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교육받으며 들었던 '배우며 봉사한다' 는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5개월이 빠르게 지나가고 지난 8월 중순 귀국했다. 출발 전의 다짐과 봉사정신을 다 펼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해외 NGO에 몸담아 그들을 돕고, 넓게는 지구촌 인류의 권리를 지키는 데 동참한 것은 참 보람있는 경험이었다.

이진희 <국민대 공예미술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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