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 70년 전 알 카포네 미해결 사건 재조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경찰이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와 연관된 70년 된 미해결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시의회 에드워드 버크 의원은 지난 1939년 일어났던 변호사 에드워드 J. 오헤어 살인사건의 재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지역 유력지인 시카고트리뷴도 현재 시카고 경찰이 미해결 사건팀을 만들어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버크 의원은 "오헤어 변호사 살인사건을 의뢰한 것은 새로 발간된 책인 조나단 이그의 '겟 카포네'가 오헤어 변호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알 카포네의 변호사였던 에드워드 J. 오헤어는 1931년 알 카포네의 세금 탈루 수사의 결정적 증인으로 검찰을 도왔다.

결국 알 카포네는 세금 탈루죄가 인정돼 감옥에 갇혔다.

그 후 오헤어 변호사는 알 카포네가 석방되기 1주일 전 차를 운전하고 가다 의문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은 오헤어의 죽음에 알 카포네가 연루된 것 같다는 심증은 있었으나 물질적인 증거가 없어 그동안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겟 카포네'의 저자인 조나단 이그는 "오헤어가 살해된 이유는 파산한 갱단원이 오헤어에게 경마로 벌어들인 배당금을 나눠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오헤어가 검찰 수사에 도움을 준 것은 아들인 에드워드 오헤어의 해군사관학교 입학 약속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크 의원은 "역사가들은 알 카포네의 조직원들이 두목의 석방 선물로 오헤어에 대한 복수를 대신해준 것이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미해결 사건인 오헤어 살인사건의 새로운 증거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 수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에드워드 J. 오헤어의 아들인 에드워드 오헤어는 시카고 출신의 해군 장교로 2차 세계대전에서 큰 공을 세우고 전사했다. 시카고시는 그의 업적을 기려 오헤어 국제공항을 설립했다.

버크 의원은 "정확하지 않은 사인 때문에 고인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볼 수 없다"며 "경찰이 명확하게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소희 조인스닷컴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