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 밖 아이들] 축구 국가대표 꿈 가출 중퇴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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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남 영광에서 중학교 2학년에 다니던 朴이수(가명.15)군은 지난해 7월 친구들의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자퇴했다. 현재는 가출 청소년 보호시설인 서울 강남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朴군은 "자퇴 후 이웃들이 모두 나를 '문제아' 취급했고, 부모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지난 6월 무작정 가출했다" 고 말했다.

朴군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학교에 가기 싫어졌다. 싸움 잘한다는 소문이 상급생들에게 알려지면서 교내 서클인 일진회(싸움 잘하는 아이들의 모임) 가입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가입한 뒤로는 '친구와 후배들에게 너무 잘해 준다' 는 이유로 선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했다. 선배들은 또 '말을 듣지 않는다' 며 朴군 주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지시했다.

朴군은 결국 자퇴서를 냈다. 朴군은 "학교를 그만둔 뒤로는 아무런 재미도 꿈도 없다" 며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살고 싶다" 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배달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것이 유일한 목표" 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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