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대규모 방재 훈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도쿄〓남윤호 특파원] 일본 도쿄(東京)도는 3일 시내 중심지인 긴자(銀座)등 열 군데 지점에서 2만4천여명을 동원해 1995년 고베(神戶)대지진과 같은 규모인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 발생을 가정한 대규모 방재(防災)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요청으로 육.해.공 자위대원 7천1백여명이 참가했으며 차량 1천90대, 항공기 82대, 함정 5척의 자위대 장비도 동원했다.

경찰.소방청이 5천4백여명의 인원과 4백50대의 차량을 동원한 것과 비교해 자위대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훈련에 맞춰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는 유사시 지하 작전본부인 방위청 중앙지휘소에서 긴급 관계 각료회의를 처음으로 열었으며 자위대 항공기 3대는 민간 공항인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첫 착륙훈련을 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자위대의 재해 파견을 가장한 치안 출동 훈련" "실제 재해보다 자위대 훈련을 우선한 본말전도의 훈련"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본기독교단 총회와 재일 대한기독교회 총회는 이와 관련해 "이번 훈련은 치안출동을 가정한 군사훈련이며, 77년 전 바로 이날 관동(關東)대지진 때 군경과 자경단이 6천여명의 조선인을 학살한 사건을 연상시킨다" 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