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유명업체 라면서 담배꽁초·구더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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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외출에서 늦게 돌아와 밥 대신 라면을 끓였다.

두 딸과 맛있게 먹고 있는데 버섯인 줄 알았던 건더기가 알고보니 놀랍게도 담배꽁초였다.

너무나 불쾌하고 구역질이 나 다음날 라면회사의 소비자 상담실로 전화를 했더니 직원 한명이 집으로 방문을 했다.

그 직원은 철저히 조사하겠다면서도 "라면의 세척과 건조과정이 워낙 완벽하기 때문에 별 탈은 없었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회사측은 잘못이 없다는 투였다. 그 직원은 꽁초만 수거해 도망치듯 휑하니 돌아가 버렸다.

그런데 바로 며칠 뒤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 회사의 생우동에서 이번에는 구더기가 나왔다. 불과 며칠새 한 회사의 제품에서 담배꽁초와 구더기가 잇따라 발견된 것이다.

증거를 남기기 위해 라면에서 나온 이물질은 사진촬영을 해뒀지만 불쾌하고 씁쓸한 기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우리나라 굴지의 회사가 만든 제품에서까지 끔찍한 이물질이 들어 있다면 도대체 서민들은 누구를 믿고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김성옥.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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