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카다피' 호의적 재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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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카이로.워싱턴 AP·AFP=연합]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가 필리핀 이슬람 반군이 4개월 이상 억류하고 있던 서방 인질 여섯명이 석방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다피는 반군측에 1인당 1백만달러(약11억원)의 몸값을 제공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서방 인질들이 지난 27, 28일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역할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카다피를 재평가하고 있다.

이번 역할을 지난 30여년간 유지해 온 서방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리비아를 국제사회 일원으로 복귀시키겠다는 의사표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자국인이 석방된 프랑스와 독일은 카다피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리비아 정부와 카다피 국가원수, 그리고 그의 아들이 이끌고 있는 카다피 자선재단의 노력에 감사한다" 면서 "이들이 없었다면 인질석방은 불가능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도 리비아 역할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리비아 전문가 메리제인 딥은 "카다피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면서 "그는 국제사회가 자신을 인권을 존중하고 테러와 대결하는 인물로 여겨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고 말했다.

미국의 리비아 전문가 허먼 코언은 "리비아가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팬암기 폭파사건만 해결되면 미국은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 관계 정상화를 시도할 것이다.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의 리비아 여행금지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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