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가을은 '수렴의 계절'이다. 입추가 지나면 만물은 성장을 멈추는 대신 부족해진 영양을 한 곳에 비축한다. 기나긴 겨울 한파를 이겨내기 위한 자연의 섭리다.
가을에 위장과 소장의 기능이 활발해지고, 위액이 촉진돼 소화가 잘 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자연 식욕이 넘치고 살이 찌는 것이다.
뱃살이 찌는 계절에 권할 만한 가정 처방이 호박탕이다.
한방에선 호박을 남과(南瓜)라고 한다. 호박은 비장과 위장 기능을 활성화해 정체된 수분을 배설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물살이라고 해서 뱃살이 출렁출렁한 사람, 잘 붓는 사람,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에게 좋다. 회복기 환자나 위장이 약한 사람, 산후부종.감기.냉증.인후통.피부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추어(鰍魚)로 불리는 미꾸라지 역시 호박과 마찬가지로 비위 기능을 좋게 하고 신기능을 도와준다. 겨울을 이기는 풍부한 영양을 공급할 뿐 아니라 배설을 촉진함으로써 체내에 축적되는 지방과 수분을 조절한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
*** 어떻게 만드나
①속이 빈 듯 텅텅 소리가 나며, 껍질이 밝고 윤기가 흐르는 늙은 호박을 고른다
②호박 꼭지 부분을 뚜껑처럼 도려내고 안을 파낸다
③깨끗이 씻은 미꾸라지 한 근을 넣고 잘라낸 부분을 덮는다
④찜통에서 호박을 찐 뒤 모두 으깨 삼베에 짠다
⑤하루 세번 한 공기씩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