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 북에 내복 보내기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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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시인.소설가들이 한 마음으로 북한 동포들을 위한 내복을 모았다.

지난 7월8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이문구)는 '북한동포 겨울내복 10만벌 보내기 운동본부' (본부장 김주영)를 결성해 한 여름 동안 문인과 출판사 등의 성금으로 10만벌에 해당하는 금액을 조성했다.

문인들은 혹독한 겨울을 맞을 북한동포들에 대한 일반의 성의가 답지하자 이 운동을 '북한동포 연말 마음의 선물 보내기 운동' 으로 확대해 9월말까지 5백만벌을 모금하기로 했다.

"춥고 배고플 때 진정한 이웃이 그리워진다" 는 이문구씨는 "이웃, 동포로서의 그런 따뜻한 마음을 지피기 위해 이 운동을 전국민적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고 했다.

본부장인 소설가 김주영씨는 "추위를 가릴수 있는 내복을 전달하는 일이 곧 우리의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보일 수 있는 일" 이라며 전국민적 성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 벌 당 1만원씩의 구좌로 문단 내에서 모금한 사연들은 절절하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원로시인 김규동씨는 이번 8.15 이산가족 상봉 때 북쪽 가족에 대한 상봉신청을 안했다.

가슴 속에 사무치지만 다른 이산 가족들 먼저 만나보게 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배려에서다. 대신 그 그리움을 내복 보내기로 전했다. 김시인은 1948년 김일성대학 2년생으로서 단신 월남했었다.

강원도 영월에서 농사 지으며 가난하게 살고 있는 유승도 시인도 내복 보내는데 동참했다. 몇달 몇년 걸려 어렵게 시 한편 쓰면 고료는 기껏해야 5만원 안팎. 춥고 외로움을 살아본 사람들은 그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며 시 한편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내왔다.

이런 시인.소설가들의 정성뿐 아니라 출판사들도 나서 이달말 까지 10만벌에 해당하는 10억원은 무난히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 운동본부의 예상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02-313-1486)는 남북 차원을 넘어 따뜻한 인간애를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방송국과도 협의해 ARS 모금도 계획하고 있다. '북한동포 연말 마음의 선물 보내기 운동' 은 중앙일보가 후원하고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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