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싸졌어요] 감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감자 값이 바닥세다. 최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판매하는 감자는 상품(上品) 도매 기준으로 20㎏ 한 상자에 1만2천원 정도다.

한화마트 등 시중 할인점에서 살 수 있는 소비자가격은 1㎏에 9백50원이다.

지난 봄(4월초)에도 예년보다 35% 이상 싸서 한 상자에 3만원선이던 것이 다시 60%나 내린 것이다.

감자는 11월께 제주에서 첫 감자가 출하하기 시작해 기온을 따라 북쪽으로 출하지역이 조금씩 올라온다.

제주감자가 끝날 무렵 전라도 김제.남원.곡성 일대에서 햇감자가 나오고, 경남 밀양지역을 거쳐 북으로 올라간다.

최근에 유통되는 감자는 평창.횡성 등 강원도 전지역에서 나온 것들이다.

올해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35% 이상 늘어나 물량이 많지만 작황이 안좋아 굵고 질 좋은 감자가 흔하지 않다.

지난 봄가뭄으로 초기 발육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유난히도 더웠던 이번 여름철 동안 보관.운반 도중 부패하는 양도 많아져 품질에 더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감자시세가 떨어지면서 강원도 일대에는 수확을 하지 않고 밭에 내버려 둔 양이 상당하다.

여름철이라 소비가 떨어진 것도 바닥세에 한몫했다.

한화유통의 야채담당 김종운 바이어는 "10월까지는 강원도 지역에서 감자가 계속 출하되고 11월이면 제주감자가 나오기 때문에 당분간 지금의 가격을 유지할 것 같다" 고 말했다.

감자는 제주산 '대지마종' 과 강원도산 '수미종' 으로 나눈다. 대지마종은 수미종보다 모양이 훨씬 고르고 수분함량이 많아 맛이 좋은 편이다.

호주.미국 등지에서 들어오는 감자는 값이 국산의 70% 수준이지만 상품성은 오히려 뛰어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지난 봄 감자값이 비쌀 때 호주.미국산이 일부 들어왔으며 현재로는 재고가 다 팔린 상태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