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최대 매출 IT기업‘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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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 연말 환율(1달러에 1164.5원)로 환산하면 1168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10월 결산법인인 종전 1, 2위 전자업체 미국 HP(지난해 매출 1146억 달러)와 독일 지멘스(1098억 달러)를 웃돈다. 4위 업체이자 12월 결산인 IBM의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 누계가 686억 달러 정도이고, 재작년 매출이 1036억달러 수준이라 삼성전자를 제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 미국 포춘 지의 2008년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40위)보다 상위인 정보기술(IT)·가전 업체는 지멘스(30위)와 HP(32위)뿐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의 전자업체로 떠올랐다. 지멘스와 HP·IBM의 매출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2008년보다 줄어드는 사이에 삼성전자 매출이 12%나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자는 분기별 영업실적을 발표할 때 달러화 표시를 하지 않지만, 연차보고서에는 기말 환율을 적용한다. 다만 지난해 평균 환율(1달러에 1276원)로 계산할 경우 삼성전자의 매출은 1066억 달러에 그쳐 여전히 업계 3위 수준이다. 지난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HP 등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현재 1113억6100만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IBM과 HP의 시가총액 규모는 각각 1719억5100만 달러, 1217억8000만 달러다. 삼성전자 주가가 일부 증권사들의 전망대로 100만원을 돌파할 경우 시가총액 선두를 노려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반도체와 TV의 업황이 지난해보다 좋을 걸로 예상되면서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 개막 전에 한국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지난해와는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좋을 것이다. 올해도 자신 있는 한 해가 될 걸로 예상한다”고 말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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