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체 인도시장 공략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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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세계의 유력 자동차 업체들이 인도 자동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 각종 규제와 불안정한 전력 사정, 도로 인프라 미비 등 낙후한 인도 자동차 산업의 환경이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업계 1위는 인도 정부와 일본 스즈키가 합작으로 설립한 마루티사로 66%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루티는 외국 업체들의 대공세에 계속 밀리고 있다. 1998년 80%에 이르렀던 시장 점유율은 올해 54%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순이익도 전년 대비 37% 하락한 8백만달러에 그쳤다. 마루티는 차값을 대폭 인하하는 한편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새 모델을 출시하는 등 선두 고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는 피아트 등과 제휴해 대대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에 진출한 지 1년 밖에 안돼 아직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지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매출을 늘려가고 있어 올해에는 매출액 기준 업계 6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혼다.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도 최근 현지인들의 기호를 면밀히 분석,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다.

도요타는 인도를 중국.브라질과 더불어 3대 집중공략 지역으로 설정해 놓았다. 한국의 현대.대우자동차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도로 질주하고 있다. 현대와 대우는 지난해 판매대수 기준 2위와 4위였다.

인도 정부는 까다로왔던 공장설립 규정과 사업면허 발급 조항을 90년대 중반 전면 개선했다.

이에 따라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서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외국 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공장을 설립중이다.

지방 정부도 투자 유치를 위해 세금.고용 등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의 고소득층은 2004년에는 지금의 3배인 2천1백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이 새로 구입할 자동차는 1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 회사인 AT커니의 관계자는 "인도 자동차 시장은 10년 뒤에는 아시아에서 2.3위를 다투는 거대한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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