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남북문제 조언팀 '색깔' 다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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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얼굴)총재의 최대과제는 '남북 정국' 헤쳐가기다. 대세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로 '야당과 이회창' 의 존재를 보여줘야 한다.

측근들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 전한다. 그래서인지 李총재의 발언에는 두가지 메시지가 혼재해 있다.

우선 李총재는 지난 18일 특별담화와 8.15 기념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을 치하하고▶초당적 협력을 다짐했으며▶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언급 가운데 긍정적인 측면에서 기대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21일 "장기수 송환에 맞춰 국군 포로와 납북자도 송환해야 한다" 며 "그게 어려우면 납북자 가족 상봉이라도 시켜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18일엔 "지금 야당 총재마저 북한에 가는 건 적절치 않다" 고 했다. 이같은 판단들을 내리기 위해 李총재는 여러 그룹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는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는 한 관계 전문가로부터 가회동 자택에서 방묵 문제에 대해 3시간 동안 종합 보고를 받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李총재가 남북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 당내 인사 가운데는 94년 안기부장 특보로 있을 때 김일성 주석과 YS의 정상회담 추진에 간여했던 윤여준(尹汝雋.전 여의도연구소장)의원이 우선 꼽힌다.

李총재는 "균형잡힌 시각이 돋보인다" 고 그를 칭찬한 적이 있다. 당 공식 기구인 남북관계특위도 조언을 한다.

이세기(李世基)위원장을 비롯해 안기부 출신의 정형근(鄭亨根).김용갑(金容甲)의원, 통일원 정책실장을 지낸 구본태(具本泰)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정보 수집과 상황 판단을 돕는다.

하순봉(河舜鳳)부총재와 맹형규(孟亨奎)기획위원장은 여권과의 접촉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대부분 보수성향이라면 이부영(李富榮)부총재와 일부 소장 의원들은 진보쪽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외곽에서 조언을 하는 인사들은 ▶H.K씨 등 전직 고위 관료 출신▶L교수.K전대사 등 학계 중진▶대기업의 대북 전문가 등이 있다.

이들과 李총재의 연결고리는 유승민(劉承旼)여의도연구소장이 맡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 李총재의 '남북문제 특별담화' 의 아이디어는 서울대 P교수가 제공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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