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폴리틱스] N세대 여론 흐름 새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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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단한 경비가 지출됐다. 20억원에서 30억원이라 했다. '위대한 장군님' 하는 북한 사람들의 태도도 보기 민망했다. 우린 아직 통일을 하지 않았다. 좀 감상적이고 현실파악을 못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 같다."

"그들은 우리랑 같은 시대와 역사를 숨쉬어 온 분들이다. 전쟁은 싫다. 같은 민족간의 싸움 말이다. 경계할 건 경계할 것이다. 하나 불필요한 간섭으로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려는 이 찰나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지난 18일 유니텔 게시판에 올라온 ID명 'NMD' 와 '작은 울림' 의 이산가족 상봉을 둘러싼 엇갈린 견해다.

인터넷과 PC통신 공간에선 n세대들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때론 기성 언론이 포착하지 못한 사안들이 먼저 논란이 돼 사회적 이슈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한.중 축구시합 후 한국 유학생들이 중국 관중들에게 폭행당했다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며칠 후 언론들은 이 문제를 보도했다.

n세대는 정치엔 무관심해도 그들의 이슈에는 인터넷을 매개로 해 맹렬한 토론을 서슴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n세대는 자기 의견도 개진하는 쌍방향 대화에 익숙하다.

이미 미국에선 이같은 현상을 어떻게 현실정치에 반영하느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참모였던 딕 모리스의 최근 저서(VOTE.com)에는 르윈스키 스캔들을 효과적으로 넘기는 데는 인터넷 세대 공략이 주효했다고 쓰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이 이 스캔들을 물고 늘어지는 동안 클린턴은 교사 충원.학교 증축 등 실용주의적인 인터넷세대의 요구에 맞춘 정책으로 이들의 호감을 사 유리한 여론을 조성했다는 것. 딕 모리스는 "젊은 유권자들은 투표율이 낮다.

대신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해 여론을 주도한다" 고 강조했다. e-폴리틱스의 보이지 않는 투표율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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