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당시 12세·사진)군.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만든 가곡 ‘바위 위의 목동’에서 김군이 깜짝 등장했다. 그는 산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외로운 목동,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메아리로 표현하는 클라리넷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노래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끊김 없는 선율, 낭만 음악에 대한 원숙한 이해가 나이를 잊게 했다.
작은 소년의 클라리넷 연주는 곧 음악계의 화제가 됐다. 김군은 지난해 5월 베이징 국제음악콩쿠르에 최연소로 참가해 ‘최고 유망주 상’을 수상했다. 이후 독일의 음악축제에 초청을 받고, 국내의 크고 작은 음악회에 서면서 클라리넷에도 ‘신동’이 있음을 알렸다.
이번 독주회는 김군이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으로 채워 넣은, 보다 성숙한 무대다. 드뷔시·생상스·슈톡하우젠 등 단순한 기교뿐 아니라 깊이가 필요한 작품을 연주한다. 서울 예원학교 재학 중 싱가포르로 유학을 떠난 그가 세계를 향해 내딛고 있는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다. 9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전석 8000원. 02-6303-7700.
김호정 기자
● 전문가 한마디
이 소년이 클라리넷을 하게 된 것은 참 다행이다. 아니면 그 안에 쌓여있는 엄청난 음악성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행운은 그의 연주를 볼 수 있는 우리에게도 있다. (소프라노 임선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