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 하승진 머리 위로 함박눈 3점슛 펑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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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성민이(왼쪽)과 KCC 하승진을 피해 패스를 하고 있다. KT는 3점 슛 11개로 KCC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부산=뉴시스]

KT가 6일 홈인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KCC에 91-81로 이겼다. 2위 KT는 1경기 차로 쫓아왔던 3위 KCC를 2경기 차로 떼어놨다. KCC는 7연승이 끝났다.

KCC의 ‘골리앗’ 하승진과 KT의 ‘킹콩’ 딕슨은 이날도 만나지 못했다. 딕슨은 숨바꼭질하듯 하승진에게서 도망 다녔다. 전창진 KT 감독은 하승진이 나오면 재빨리 딕슨을 빼고 하승진이 들어가면 딕슨을 넣었다. 잠시 둘이 같이 코트에 있을 때도 딕슨은 하승진을 철저히 외면했다. 하승진에겐 관심 없다는 듯 다른 곳으로 가서 움직였다. KT 전창진 감독은 KCC와의 전쟁에서 주 전선을 하승진-딕슨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명확했다. 딕슨은 그 작전을 잘 지켰다.

하승진은 송영진이 수비했다. 송영진이 24㎝가 더 큰 하승진을 막기가 버겁긴 했다. 그러나 하승진이 골대로 접근할 때마다 존슨이 덫을 쳐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송영진과 딕슨이 하승진에게 달라붙어 있을 때 다른 쪽에서 사람이 모자랐지만 KT의 수비가 일사불란했기 때문에 별로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KT는 공격할 때는 웬만하면 하승진이 백코트 하기 전 다 끝내버렸다. KT의 빠른 공격은 육중하고 느린 하승진의 존재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속공이 안 될 때 KT의 송영진은 하승진을 슬슬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하승진이 따라 나오면 김도수와 박상오 등이 집요하게 골 밑을 팠다. 하승진이 골 밑에서 나오지 않으면 송영진이 3점슛을 던졌다.

송영진은 전반 3점슛 4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켰다. 3쿼터까지 KT의 3점슛은 12개 중 10개가 들어갔다. 이때까지 성공률은 83%로 2점슛 성공률(59%)은 물론 자유투 성공률(50%)보다도 훨씬 높았다. KT는 3쿼터까지 64-73으로 앞섰다. KCC는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3점슛을 견디지 못하고 하승진을 빼고 외곽 수비수를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로써 KCC의 패배는 명확해졌다. KCC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KT는 4쿼터에 들어서는 3점슛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하승진이 없어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KT는 송영진이 14득점, 제스퍼 존슨이 19득점, 김도수가 17득점했다.

KCC 하승진은 15득점에 13리바운드, 아이반 존슨은 27득점했지만 전태풍이 4득점에 그치는 등 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KCC 허재 감독은 “강병현이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LG에 67-86으로 졌다. 12연패로 전자랜드의 올 시즌 최다 연패 기록(13)에 1개 차로 다가갔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LG에게는 상대 전적 2승1패로 앞섰다. 유일한 1패도 2점 차로 아쉽게 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처음부터 힘을 쓰지 못했고 3쿼터까지 득점이 40점에 불과할 정도로 철저히 당했다. 신선우 감독이 들어온 이후 SK는 더 무너지고 있다.

성호준 기자

◆ 전적 (6일)

▶부산
KT(25승9패) 91-81 KCC(23승11패)

▶잠실학생체
LG(18승15패) 86-67 SK(8승2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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