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31호 홈런 단독 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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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사진)의 방망이가 세차게 돌아갔다.

롯데의 세번째 투수 강민영의 손끝을 떠난 4구째 백구는 이의 방망이에 통타당한 뒤 좌중간 담장너머로 훨훨 날아갔다. 시즌 31호.

이승엽이 8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팀이 10 - 0으로 앞선 3회 홈런 한개를 추가, 박경완.톰 퀸란(이상 현대)과의 공동 선두 체제를 무너뜨리고 단독 선두로 우뚝 솟았다.

지난달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27호 홈런을 터뜨리며 송지만(한화)을 제치고 단독선두에 오른 지 거의 한달 만이다.

최근 타격폼을 일부 수정한 뒤 물이 단단히 오른 이승엽의 방망이는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는 지난 6일 대구 해태전에서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모두 밀어쳐 담장을 넘긴 데 이어 이날 홈런 역시 바깥쪽 커브를 결대로 밀어쳐 만들어낸 것.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좌.우 가리지 않고 홈런을 제조해 내며 홈런왕 2연패를 향한 용틀임에 들어갔다.

삼성은 이날 이승엽의 홈런과 13개의 안타를 몰아쳐 롯데를 14 - 1로 대파했다.

1 - 0으로 앞선 2회 삼성은 장단 6안타와 4사사구 등을 묶어 대거 9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삼성 선발 김상진은 1998년 9월 6일 잠실 한화전 이후 23개월 만에 완투승을 거두며 롯데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승엽은 이날 2안타와 4사구 4개로 프로통산 17번째로 한경기 최다출루(6회) 타이기록을 세웠다.

전날까지 방어율 3.09로 이 부문 1위를 달려온 롯데 선발 손민한은 1과3분의2이닝 동안 5안타의 뭇매를 맞고 7실점한 뒤 강판, 3.50을 기록하며 5위로 떨어졌다.

방어율 1위에는 오봉옥(해태.3.03)이 올라섰다.

잠실에서는 안병원의 호투와 스미스의 홈런을 앞세운 LG가 해태를 5-1로 누르고 4연승, 매직리그 선두 롯데를 두 게임차로 추격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안병원은 5이닝 동안 6탈삼진에 2안타.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이적 23개월 만에 첫 승을 챙겼다.

현대에서 뛰던 98년 9월 7일 군산 쌍방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맛본 뒤 거의 2년 만에 1승을 더한 안병원은 공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1회초 선두 타자 장성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안병원은 이때부터 자신감 있는 투구로 해태 타자들을 상대했다.

직구 최고 시속이 1백46㎞에 달했고 슬라이더도 1백36㎞까지 나와 전성기 때의 구위를 회복한 듯했다.

승리에는 운이 따랐고 동료들의 지원도 한몫했다.

원래 선발로 예정돼 있던 해리거가 감기 몸살로 출장하지 못해 안에게 기회가 돌아왔으며 2회 첫 타자 정성훈의 2루타성 타구를 좌익수 김재현이 단타로 막아낸 것을 비롯해 5회에도 유지현이 유격수 앞 깊은 타구를 잘 처리해 안병원을 뒷받침했다.

수원에서는 현대가 SK를 6 - 2로 물리쳤다.

현대 선발 임선동은 7과3분의1이닝 동안 6안타.1실점하며 시즌 12승을 기록, 정민태(현대).해리거(LG).김진웅(삼성)과 함께 다승부문 공동 2위에 합류했다.

한편 이날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한화전은 비로 취소돼 9일 더블헤더로 치러진다.

이태일.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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