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대학원 '서울캠퍼스' 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지방 대학의 '서울 캠퍼스' 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 재단건물과 병원 등에 대학원을 설치해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 인구 집중 억제 차원에서 서울 등 수도권지역 대학 정원은 동결상태지만 지방대는 대학원 설립이라는 방법으로 서울행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지방대학의 특수대학원 서울 설립을 막을 근거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구 분산과 지역인재 양성 및 재교육이라는 지방대 본연의 설립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 대학원은 서울에=천안대는 올해부터 특수대학원인 실천목회.국제경영행정.사회복지.상담.교육대학원과 전문대학원(석.박사학위 수여)인 신학전문대학원 수업을 서울 방배동 재단 건물에서 하고 있다.

대학원 중엔 신학대학원만이 천안에 남아 있을 뿐이다.

천안대 관계자는 "대개 서울지역 직장인인 학생 4백50여명이 수업을 받는다" 며 "서울에서 강좌를 열다 보니 학생 모집이 잘된다" 고 말했다.

지방대의 서울행은 1998년 경남대가 서울 삼청동 극동문제연구소에 북한대학원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어 아주대가 MBA과정을 대우빌딩에 개설했고 호서대.울산대.인제대 등 6개대가 서울에 대학원 과정을 운영 중이다.

호서대는 서울 삼성동에 있는 벤처회사 사무실을 빌려 벤처 전문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과 일부 대학원 강의를 했다가 '전문대학원의 서울 수업은 인가를 받아야 한다' 는 교육부의 시정 지시를 받았다.

◇ 지방 의대의 서울행=울산대 의과대 본과 1백40여명과 대학원생이 모두 서울 중앙병원에서 강의를 듣는다.

울산대 이상일 기초담당의학과장은 "'울산에도 병원은 있지만 '교수 수나 임상 실습 여건이 서울이 더 좋아 예과 2년은 지방에서, 본과는 서울에서 가르친다" 고 말했다.

학부는 경남 김해에 있고 부속병원이 부산.서울에 있는 인제대도 보건대학원.의학대학원 수업은 서울 중구 저동 임대건물에서 한다. 간호학과.보건학과의 대학 3학년 편입과정도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강홍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