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출세욕구 그것을 알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하면 법 위에 살 수 있으리라는 세속의 선망이 읽힌다. 한국인의 출세욕은 패배감의 반영일까, 사회진화의 원동력일까. 새해 벽두 한국인의 출세론을 도발적으로 조망한 다큐멘터리가 선보인다. 3일 밤 11시20분 첫 방영되는 SBS 스페셜 4부작 ‘출세만세’다.

◆완장촌 7인의 ‘권력 투쟁’=프로그램의 일부를 미리 보았다. ‘웰메이드’까진 아니어도 ‘두고 볼 만’하다. 특히 2부 ‘나도 완장을 차고 싶다’는 실증적 근거로 사용되는 ‘시추에이션 실험’을 1시간 분량으로 과감하게 편집했다. 해발 600m 외딴 집에 7명의 참가자들이 모인다. 서로 이름·나이·직업도 알지 못한 채 이들은 한 명의 ‘빨간 완장’을 선출한다. ‘완장촌’ 12강령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완장’에게 절대 복종해야 하며, 최종 투표 결과 ‘가장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 찍히면 외딴 집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 처음엔 소극적이던 이들도 점점 ‘완장’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다. 연출자 남규홍씨는 ‘인터뷰게임’에서 일반인이 주변 사람을 인터뷰해 자신을 돌아보는 형식을 도입한, SBS 교양국의 ‘4차원 PD’다.

◆출세한 자, 제대로 다스려라=1부 ‘야소골 출세기 100년’은 총 90호 정도가 사는 경남 통영 야소골에서 국회의원·검사·한의사·교수·변리사·시인 등이 두루 나온 배경을 묻는다. 3부 ‘개천의 용을 꿈꾸는 당신에게’는 20년 전 육사 수석졸업자들의 현주소를 확인하면서 변화하는 한국인의 출세지도를 점검한다. 프로그램이 도달하는 종착역은 출세와 리더십의 상관관계. 김문수 경기도 지사,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통해 이 시대 리더십의 덕목을 되새긴다.

강혜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