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 30일 태국과 8강행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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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19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추석 연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D조 1차전에서 이라크에 0-3으로 져 예선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2차전에서 예멘을 4-0으로 잡고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1승1패 동률인 태국과 30일 오후 9시35분(한국시간) 8강행을 다툰다.

◆ 어이없는 대패=지난 26일, 말레이시아 페락에서 전해진 대패 소식은 명절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공격수의 슈팅은 번번이 빗나갔고, 수비진은 상대의 역습에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41분 이라크의 무슬림 알마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반격을 노렸지만 허사였다. 오히려 후반 막판 상대 역습에 두 골을 더 내줬다. 섭씨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열대성 소나기까지 쏟아져 그라운드 사정도 나빴다. 하지만, 상대도 같은 조건이었다.

◆ 대승으로 회생=28일 예멘전은 스트라이커 박주영(고려대)이 진가를 발휘한 경기였다. 예멘은 2년 전 16세 이하 대회 결승에서 만나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물리쳤던 상대. 양팀 모두 2년 전 멤버가 주축이었다.

한국의 달라진 점은 정신력이었다. 이날 2골.1어시스트로 승리를 주도한 박주영은 "이라크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해, 잘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강했다"고 말했다. 전반 10분 김승용의 선제골, 3분 뒤 김진규의 헤딩골과 37분 박주영의 추가골로 전반에만 3-0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국은 후반 34분 박주영이 멋진 프리킥 골로 대미를 장식했다. 다만, 아시안컵에서도 나쁜 매너를 보였던 김진규가 후반 5분 상대를 때려 퇴장당한 것은 옥에 티였다.

◆ 8강을 향해=한국은 태국에 득실차(한국 +1, 태국 -1)에서 앞서 있어 비겨도 8강에 오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태국은 기술이 좋고 빠른 데다 말레이시아의 고온다습한 날씨에도 익숙하다. 한국은 김진규(퇴장).안태은(경고누적.조선대) 등 주전수비수가 결장하는 점이 걱정이다.

한국이 8강에 오르면 C조에서 2승으로 동률인 우즈베키스탄이나 시리아 중 한 팀과 맞붙는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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