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회담 산넘어 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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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워싱턴=김진 특파원,이상언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캠프 데이비드 평화회담이 막바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을 중단하고 이스라엘로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총리실의 다비드 지소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측은 어려운 결정을 수용할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다”고 비난하고 “바라크 총리는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바라크가 중도 귀국을 할 경우 중동평화협상은 중대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바라크가 실제로 귀국 결심을 한 것인지 아니면 팔레스타인에게 마지막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술책으로 이같은 발표를 하도록 지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앞서 18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일본 방문 일정을 하루 연기,회담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19일 오전 G8(주요 8개국)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10시간에서 24시간정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출발을 연기한 것은 평화회담 막판의 대타협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출국 연기=록하트 대변인은 회담 마감을 불과 10시간 남긴 18일 밤 클린턴 대통령의 출발 연기를 발표했다.그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이 현재 강도높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만 밝히고 정확한 진척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CNN은 클린턴이 도쿄(東京)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열려던 계획을 바꿔 G8회담이 열리는 오키나와(沖繩)로 곧바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협상 진행=12일 시작한 협상에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은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여러 차례 철야회담을 벌였으나 동예루살렘이 어느 쪽에 속할 것이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계속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전망=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에서 부분적인 소유권을 인정받고 이스라엘은 아랍권의 무차별 테러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극적 타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하지만 이번에는 일부 최소 사항에 대해서만 합의하고 수주일내에 회담을 속개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지지를 얻을 것인지가 추후 협상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열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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