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3사' 북한진출 앞다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사회주의권에서 마지막 미개척 시장으로 꼽히는 북한을 선점하기 위한 콜라업계의 경쟁이 한창이다.

현재 북한시장 공식진출 1호는 코카콜라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조치가 해제된 지 이틀만인 지난달 22일 콜라업계 처음으로 북한에 정식 수출됐다. 한 트럭 4백상자 분량이 중국 국경도시 단동에서 신의주를 거쳐 평양으로 옮겨졌다.

한국코카콜라㈜의 존 구스데이브슨 상무는 "이미 북한 내 유통을 담당할 배급업체를 확보했다" 며 "외국인이 이용하는 호텔이나 관광지를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 측은 또 남북한 공동팀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2002년 월드컵 등 여러 기회를 통해 북한 내에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코카콜라의 경쟁사인 펩시콜라 측은 겉으론 '별일 아닌 것' 으로 일축하면서도 만회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펩시콜라 코리아의 신현섭 사장은 "코카콜라가 북한에 처음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고 주장했다.

펩시콜라 코리아?북한시장 진출을 상당기간 연구해왔다는 것이다.

최근 홍콩의 아시아 지역본부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해 세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토종 콜라 브랜드인 콜라독립815를 생산하는 건영식품은 '미제(美製)' 가 아닌 '국산' 콜라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건영식품은 지난해 12월 북한에 계란보내기 운동을 할 때 콜라 5만4천캔을 무상으로 지원했으며 지난 2일 북한 금강산지역에서 자동차 질주경기대회가 열렸을 때에도 1만캔을 공급했다.

다음달 15일 시작되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에도 적십자의 협조로 콜라를 무상지원할 계획이다.

건영식품의 성재오 홍보과장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무상지원하는 방식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콜라독립815의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며 "중소기업이다 보니 북한과 직접 접촉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조만간 조선족 무역회사 등을 통해 북한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