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골격 작은 여성용 인공관절도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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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관절염을 앓는 어르신들의 고통이 이만저만하지 않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근육과 인대가 수축돼 관절통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관절염이라 하면 가끔 쑤시고, 비가 오면 시큰거리는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환자의 고통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인공관절을 갈아 끼는 수술을 선택할까.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기능·수명·안전성’이다. 이를 위해 수술의 정확성, 환자의 나이·관절 모양·상태 등 개인차를 수술에 반영해야 한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관절 모양이나 크기도 각양각색이다. ‘맞춤형 인공관절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 여성은 쪼그려 앉는 좌식생활을 한다. 무릎은 완전히 접은 상태에서 체중을 실을 때 구조적으로 가장 취약하다. 이 때문에 무릎 연골 일부분만 닳는 경우가 많아 손상된 부위만 교체하는 ‘부분치환술’을 많이 받는다. 특히 무릎 앞쪽 슬개골만 닳을 경우 이 부위만 바꿔주는 ‘슬개연골치환술’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이 수술이 보편화하지 않은 실정이다.

본원에서 실행한 슬개연골치환술 사례를 보면 상당히 빠른 회복을 보이고, 환자 만족도 또한 높다. 수술시간은 20~30분 정도이며, 오전에 수술하면 오후엔 보행이 가능하다. 절개 부위도 짧고, 출혈도 거의 없어 입원기간이 2~3일에 불과하다.

60세 이하인 나이가 비교적 젊은 관절염 환자에겐 수명이 긴 ‘세라믹형 인공관절’을 추천한다. 신소재(지르코늄)를 활용한 세라믹형 인공관절은 표면이 매끄러워 연골과의 마찰을 줄인다. 예상 수명을 최대 25∼30년 보고 있다.

골격이 작은 여성에겐 ‘동양 여성형 인공관절’이 적용된다. 여성의 관절 사이즈에 맞게 크기를 줄이고, 모양에 따라 맞춤 디자인한 것으로 움직임이 훨씬 자연스럽다. 본원에서 500여 건의 여성형 인공관절을 수술한 결과 회복시기가 평균 1.5일 정도 단축됐고, 통증이나 부기도 줄었다. 수술 결과에 대해 환자의 89.7%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라도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약을 조정하고, 혈당 관리·혈압 체크, 무균수술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감염을 예방하면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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