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장애인 복지 앞장선 이영민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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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소아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장애인을 돕는 마라주간보호센터(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이영민(李英敏.39.여)원장.

'마라' 는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 이란 의미의 순 우리말로 장애인도 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李원장은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저가 도와야할 장애자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길을 택했다" 고 말했다.

태어난지 10개월만에 소아마비가 된 李원장은 1990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박사과정을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원봉사를 하던 서울 남부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장애자를 둔 어머니들이 노후나 사후(死後)에 자녀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학업을 포기했다.

"처음엔 부모님이 반대했어요. 공부를 더 해 안정된 직장이나 사회적 인정을 바랬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신지체 장애자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

98년 개원한 마라주간보호센터는 정신지체나 발달장애자 16명이 한지공예.꽃병 등을 만들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이들 가운데 10명은 주간보호센터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단독주택(50평)에서 李원장과 함께 살고 있다. 李원장은 송파구로부터 최근 올해의 '자랑스런 장애 극복상' 을 받기도 했다.

李원장은 "많은 장애자들이 자립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생산품 전시 매장을 만들 계획" 이라고 밝혔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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