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코리아 코스닥 재심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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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지난 28일 열린 코스닥위원회의 등록예비심사에서 소프트뱅크코리아가 '뜻밖에' 재심의 결정을 받자 심사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 초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이 투자규모를 늘려 현재 80%의 지분(나머지 20%는 나래앤컴퍼니)을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다.

'유명세 뿐만 아니라 '실적면에서도 MS소프트웨어의 총판(유통시장 점유율 70%)과 시스코사의 네트워크 장비 등 각종 컴퓨터 관련제품의 유통으로 지난해 1천1억원의 매출과 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업계에서는 이번 '심사를 쉽게 통과할 것으로 봤다.

위원회측은 재심의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이 회사의 성격과 공모예정금액(총 1천2백57억원)의 활용계획이 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현재 회사의 핵심부문을 유통업체에서 성장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벤처지주회사로 바꾸고 있는 점과, 여기에 공모자금을 상당부분 활용하겠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심사위원은 "그렇다면 유통업체가 아니라 창투사나 마찬가지인데, 투자사업에 자기 돈은 대지 않고 공모를 통해 모은 일반인의 돈을 쓰겠다는 뜻 아니냐" 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위원회측은 "이 회사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소 미흡한 부분을 확실히 하기 위한 정도" 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뱅크코리아 문규학 부사장은 "단순히 이익을 남기기 위한 창투업은 이미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하고 있고, 본사는 한국의 유망기업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자는 손정의 사장의 뜻에 맞춰 지주회사로의 기능을 하게 되는 것" 이라며 "이같은 점만 명확히 인식되면 향후 심사에 큰 문제가 없을 것" 으로 전망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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