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생활 바로보기] 외모 선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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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에서는 날씬한 이보다 뚱뚱한 체형이 더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이기춘 교수팀이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 가까이가 '뚱뚱한 외모가 좋다' 고 답한 반면 날씬한 외모 선호도는 17%에 그친 것. 특히 '배가 나온 사람이 좋다' 는 응답도 15%나 돼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북한 사람들이 날씬한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은 것은 어려운 식량 형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

TV를 통해 남한에 소개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유심히 봐도 살찐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뚱뚱한 사람들의 희소성을 대변해 준다.

그러나 '근육질의 외모가 좋은가' '큰 키가 좋은가' 란 물음에는 각기 51%.36%의 응답자가 '그렇다' 고 답했다.

탈북자들이 꼽은 북한의 자랑거리 음식은 단연 냉면(30%). 다음이 만두(21%).순대(19%).떡류(16%)의 순이다.

만두는 감자가루로 만든 것이 특색이며 순대는 찹쌀순대 외에 두부순대.낙지순대.대합순대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답했다.

즐겨 먹는 떡으로 송편.찹쌀떡.쑥떡 외에 까리떡.술기떡 같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떡들도 많았다.

이밖에 옥수수나 감자가루로 만든 국수류도 유명한 음식으로 꼽았으며 대동강 숭어탕.염소불고기.꿩고기 완자 등도 자랑 거리 음식으로 들었다.

북한 음식의 특징은 면류가 많고 단고기(개고기)를 재료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점이 특징. 냉면을 포함해 국수류를 북한의 자랑거리 음식으로 꼽은 이가 44%나 됐다.

탈북자들은 단고기 음식으로 개순대.개엿.개장.단고기 국밥 등을 소개했다.

박영숙 순천향대(식품영양학과)교수는 "북한 주민들은 결혼식이나 환갑.추석 등 특별한 날에도 국수나 냉면 같은 면류를 많이 마련하는데 이는 면류를 좋아하는 특성 외에도 쓸만한 음식 재료가 제한돼 있어 비교적 구입하기 쉬운 면류를 좋아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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