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매출 평소 20%선 격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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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형 병원들이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 의사협회 등의 눈치를 보느라 외래환자를 받지 않고 있으나 매출 격감으로 경영 수지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문을 연 병.의원은 직원 월급 지급에 허덕이는 곳도 있다.

부산 백병원의 경우 하루 평균 2천5백명 수준이던 외래환자에 대한 진료중단으로 폐업 이전 하루 2억5천만원 정도이던 병원 수입이 5천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

부산 동아대병원도 하루 매출이 폐업 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었고, 부산 메리놀병원 역시 평일 기준으로 1억3천만원에서 4천만원 정도로 뚝 떨어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25일 직원 월급도 간신히 지급할 수 있을 정도" 라고 말했다.

대구 파티마병원의 경우 폐업 뒤 매출 손해가 하루 1억여원에 이르고 있다. 응급실만 운영하는 바람에 하루 1천7백여명의 외래환자가 끊겼기 때문이다.

대구 곽병원 역시 매출 손해가 하루 5천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신생 병원은 더욱 속이 탄다. 병원 홍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과중한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기회조차 잃어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광주시에 지난달 22일 2백50병상 규모로 문을 연 S병원의 경우 개원 한달여 만에 폐업 사태에 휘말려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20일부터 응급실.중환자실만 진료를 해 하루 현금 수입이 1백만원에 그치고 있다.

25일 직원 1백여명에게 줄 월급까지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같은 도시에 지난 10일 70개 병상 규모로 문을 연 H병원도 파업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부산 백병원 관계자는 "외부 차입금으로 개업했거나 고가 의료장비를 들여놓은 병원 등은 조만간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강진권.이해석.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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