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참다랑어 양식 길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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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남 통영 욕지도에 있는 인성수산의 참다랑어 가두리 양식장 전경. 인성수산은 2007년부터 바다에서 잡은 새끼 참다랑어 4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경남도 제공]


진분홍의 고운 육질을 자랑하며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맛이 일품인 참다랑어. 이 참다랑어가 우리 식단에 쉽게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

경남도는 내년에 통영 욕지도 일대에 40억원을 들여 참다랑어 양식 가두리(지름 25m, 깊이 20m 정도)를 3개씩 갖춘 양식장 두곳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미 국·도비 12억원씩 24억원을 확보했다. 참다랑어 양식에 국·도비가 지원되는 것은 처음이다. 국·도비에 어민 2명이 8억원씩 16억원을 보태 양식장을 만드는 것이다.

경남도는 2014년까지 5년간 도 수산자원연구소 등을 통해 양식기술을 확립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2020년까지 매년 50억원씩 총 500억원을 투입해 양식장을 100㏊로 집단화할 계획이다. 양식 참다랑어는 일본·스페인·이탈리아 등 18개국에서 연간 4만t 정도 생산한다. 일본은 2002년 양식에 성공해 연간 2500~3500t을 생산 중이다. 국내에서는 통영 인성수산이 바다에서 잡은 참다랑어(2~40㎏ 420마리)를 2007년부터 가두리에 넣어 기르고 있다.

참다랑어는 돔·우럭 등 기존 연안 양식업이 중국·일본의 값싼 양식어류 수입과 사료 값 급등으로 경쟁력을 잃자 대체어종으로 선택됐다. 경남도 최권이 어업진흥과장은 “참다랑어 양식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서양참치보존국제위원회(ICCAT)등 국제단체가 자원 감소에 대비해 어획량을 규제하면 참다랑어는 양식은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다랑어의 국제 소비량은 연간 100만t이 넘는다.

바다 환경 변화로 최근 우리나라 해역에서 참다랑어가 많이 잡히는 점도 양식에 필요한 새끼 참다랑어 확보를 쉽게 한다. 국내 참다랑어 포획량은 2007년 이전까지 5년간은 연평균 700t이었으나 2007년 1058t, 2008년 1543t으로 증가했다. 양식은 우선 잡은 새끼 참다랑어를 가두리에 넣어 생선·새우 등을 먹여 키우며 시작된다. 3㎏(30㎝)짜리를 3~4년 키우면 50㎏(1m)으로 성장해 산란이 가능해진다. 이 어미 참다랑어에서 알을 채취해 인공수정을 시켜 다시 새끼를 부화하는 방법으로 개체수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새끼 참다랑어가 50㎏까지 자라는데 먹이는 600㎏(50만원)이 필요하다. 현재 50㎏ 참다랑어 한 마리가 250만~300만원에 거래돼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황선윤 기자

◆참다랑어=참치류 가운데 가장 크다. 몸길이는 3m, 몸무게는 500㎏ 내외다. 수온 10~28도인 동·서부 태평양과 대서양·지중해에 서식한다. 수명은 25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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